“내년도 업무계획을 짜고 있지만 (정권 교체로) 다시 세울 가능성이 커 힘이 빠진다.”(B중앙부처 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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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각 중앙부처는 최근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예산을 바탕으로 새해 업무계획을 세우는 작업에 돌입했지만 입법이 필요한 정책 과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C중앙부처 한 관료는 “대부분 정책 사업은 정권과 관계없이 추진해온 만큼 예산대로 짜면 되지만, 입법 과제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 업무계획에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건전재정’ 기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지난 10일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가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기재부가 추경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역동경제’ 정책도 힘을 잃게 됐다. 한 중앙부처 관료는 “방향성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정권교체까지 갈 수 있는 혼란기라 역동경제를 전면에 내세우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었던 ‘양극화 해소’ 정책은 백지화 위기에 놓였으며, 정부 에너지정책 핵심 계획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 적용)도 연내 수립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4대 개혁(교육·노동·연금·의료개혁) 역시 모두 멈췄다.
윤석열정부에서 유난히 첨예한 이슈들이 많았던 한 부처의 관료는 “이참에 쉬어가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정권이 교체되면 당선인 공약 이행 계획을 새로 세워야 하는데 지금 수립 중인 업무 계획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은 “동요하지 말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일선 공무원들의 동요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연일 “정책은 차질 없이 정상 추진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서 내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경제금융상황 점검 TF 회의를 열어 부처별 내년도 주요 정책 추진방향을 논의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