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은 “(이번 수상이) 나의 ‘좌표’를 파악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이해하는 ‘진입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및 노벨문학상 수상 취재를 위해 스웨덴 현지를 찾은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한강은 11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열린 국내 언론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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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한강의 대표작 중 하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목숨을 잃은 중학생 등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떤 작품을 먼저 읽으면 좋을지 묻는 질문에는 “한국 독자에게는 처음이 ‘소년이 온다’이면 좋을 것 같고, 이 책과 연결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어서 읽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에 대해 “강연문을 쓰면서 제 과거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며 “어디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나의 ‘좌표’를 파악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도 늘 써왔는데 앞으로 글을 쓰는 게 어려워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쓰던 대로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에 “지난 5일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까지 뉴스로 상황을 접했는데 여기 도착한 뒤로 일이 너무 많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며 “어떤 말을 할 만큼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강은 지난 6일 국내외 언론 기자간담회에서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강은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약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건네고 글을 쓰고 읽고, 귀를 기울여서 듣는 과정 자체가 결국은 우리가 가진 희망을 증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강은 12일 현지 왕립극장에서 열리는 대담 행사를 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제 저는 일상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열심히 신작을 쓸 테니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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